일단은, 이마 이치코라는 작가의 스타일을 아주 좋아합니다. ^^ '백귀야행'류의 신비한 이야기도 좋지만, 제가 특히 좋아하는 건 만화인지 드라마인지 헛갈릴 정도의 재치있는 이야기 전개들. '어른의 문제'를 보고 웃느라 뒹굴었던 건 아직도 머리에 선하고, '낙원까지 한 걸음 더'나 'B급 미식가 클럽'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일본에 갔을 때 '작가 이름만 보고' 넙죽 사 온 후 스스로의 선택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이 시리즈.
2권 후반부의 주요 소재였던 '파파의 유골' 사건이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이번의 주요 소재는 '텟페이의 독립과 그 동거인(이사카)' 되겠습니다. :)
이후로는 네타바레 있습니다. 가능한 분만 열어 주세요. (사실 저는 나중에 제가 읽고 싶어서;;)
제가 이 이야기에서 너무너무 좋아하는 건 '바보인 주인공들' 입니다. 아키히토야 뭐, 말할 것도 없이 바보입니다만, 사실 온화하고 사려 깊은, 제목대로 '다정한' 형인 텟페이나, 나이보다는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역시 아이에 순수한 사토시가 서로서로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다 자멸하는 부분이 말로 못 할 정도로 귀여워요. ㅠ_ㅠ
이번 권에서 제가 좋아하는, '망가지는' 부분들입니다.
"미안... 일단은 말해 두어야 하지 않나 싶어서."
"오늘 말야, 야노상이랑 쿠로사와상이 와서.........."
"...........!!!!!................" (
이 표정 너무 귀엽지 않습니까.. ;ㅁ;)"사토시군도 거기에...?"
"응... 그리고 아키히토군도."
"별 수 없으니까 대강 추려서 설명했지만서도."
"대강이야, 대강!"
"어머니, 저"
"두 번 다시 그 집에는 돌아가지 않을 테니까, --- 안녕히 계세요!"
"잠깐?!"
"텟쨩, 서두르지 마. 넌 결백하다니까!"
"끝났다...!"
"사토시라고 했지? 혹시 같이 살고 있었어?"
텟페이, 다시 자멸. =_=;; 특유의 우유부단한 성격과 다른 사람을 위로하는 말투, 행동 때문에 야노와 쿠로사와, 양쪽 학부형으로부터 '좋아한다'는 오해를 사다 못해 일이 커져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걸 사토시에게 들키고 만 겁니다. 게다가, 이사카의 경우, 사토시 일로 방황하다가 관계를 가졌을 때 이름을 잘못 불렀다죠..
(... 으하하) 이 일로 '사토시'를 사모하고 있다(...)는 걸 들키고, 그 사토시가 누군지 궁금해하던 이사카.
"흐응..."
"그래서 어느 쪽이 사토시군?"
"헤?"
"접니다만."
"...... 엣?! 저쪽이 아냐?!"
게다가.
"귀엽네... 그거 제복? 몇 살이야?"
"열 다섯입니다..."
"열다섯?!"
놀림당합니다. 엄청나게. 게다가 이사카와 텟페이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같은 반이 된 적은 없었다지만) 고등학생 시절에 있었던 일을 알려주겠다는 말에 사토시는 홀라당 넘어가고 말죠.
어쩌다 보니... 어머니가 '텟페이는 널 싫어하지 않는다. 좋은 형으로 있고 싶어하고, 널 아낀다'고 이야기하며 그를 만나러 가라고 부추겨서. (...) 그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불타다 못해 또 바보짓 중인 우리의 사토시군. ㅠ_ㅠ
아아아 둘 다 너무너무 귀여워요.
... 그건 그렇다 치고. :)
2권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이게 어디까지 갈지 짐작이 가지 않았는데요. (낙원 시리즈도 의외로 빨리 끝났고, B급 미식가 클럽이야 속편이 나온다고는 해도 워낙 단편 파생이라.) 3권을 읽고 나니 이제 슬슬 절정을 넘어가는구나, 싶습니다.
사실 제목을 보고 다른 분들께서 '전형적인 호모만화'라고 하셨을 때에는 눈치를 못 챘었는데.. =_=;;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실제 이 이야기에서 갈등구조의 중심은 텟페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가족관계, 이사카의 표현을 빌리면,
'유일하게 자신을 감싸준 특별한 여성 -성모님의 아들'을 좋아하게 된 것이라든가, 어떻게든 형으로 있고 싶어하지만 자꾸 질투하고 욕심이 생기는 것 뿐 아니라 '우유부단함' '다정함' 이면의, 어린시절 어머니에게서 '넌 다정하지 않다'고 들었던 기억 등등.
자신이 겪었던 폭력 때문에 폭력을 당하는 것도, 보는 것도 약점이었던 그가, 아키히토가 자신으로 오인당해 끌려가고, 사토시가 그를 구하느라 끼어들었다가 맞을 위기가 되자 상대편에게 몸을 날린다든지, 아키히토에 이어 이사카에게까지 질투하다가
(...ㅠㅅㅠ 제발... 사토시는 너 좋아한다니까.) 큰 소리를 내는 부분이라든지. 뭔가 변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게다가 아키히토는 사토시를 챙기고, 사토시도 은근 아키히토를 감싸는 등 이제 슬슬 형제 분위기.
아쉽지만 슬슬 다음 권쯤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